인형작가, 김혜경

 

작가소개

30년 넘게 광고 일을 하다가
지금은 인형작가로 살고 있어요.
양평에서 ‘폴의 골목’(Paul’s Alley)이라는
공방을 운영하면서 워크숍처럼 모여서
인형을 만들기도 하고 전시를 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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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드는 인형들은 반듯하지 않고
대충 기운 것 같은 못난이들이에요.
자로 잰 듯 정확한 재단과
정교한 바느질은 왠지 숨이 턱 막히거든요.
대신, 매뉴얼 없이 만든 인형들이라
똑 같은 모양, 똑 같은 색은 하나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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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코 입도 제 각각이고
비율도 제 멋대로이지만,
자세히 보면 사람도 다 비대칭이지 않나요?

꼭 맞아떨어지는 것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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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을 처음 만들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광고일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광고는 머릿속으로 아이디어를 낼 뿐
손으로 만져지는 건 아니거든요.
그 허전함과 허무함 때문에 집에 오면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싶어서 바느질을 했어요.

드로잉과 직조를 조금씩 배우긴 했지만,
그냥 자유롭게 손이 가는 대로요.
은퇴 후, 인형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
그런 시간들이 있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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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을 만들고 있으면
마음이 착해지는 것 같아요.
실과 천이 주는 따듯함 때문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표정을 떠올리면서
인형의 눈 코 입을 마무리하거든요.
만들다 보면 이 인형이 뭐가 될까? 나도 모를 때가 있어요.

오리가 되려나? 원숭이가 되려나?
그렇게 입이 생겨나고 꼬리가 생겨서
완성되면 그 인형이 오히려 토닥토닥
나에게 위안을 해준다고 할까요
소소하지만 소중한 경험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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