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발효 중입니다.킨들미술관 (KINDL-Center for Contemporary Art) 베를린은 미술관의 도시죠. 베를린으로 미술관 여행을 떠난다 하더라도 몇 개로 압축하지 않으면 일정 안에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전시 공간이 있어요. 특징도 다양하고요. 특히 리노베이션을 거쳐 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건물들은 흥미롭죠. 나치의 벙커였던 ‘잠롱 보로스 미술관’, 마가린 공장이었던 ‘KW 현대미술관’, ‘화력 발전소였던 ‘크라프트베르크 베를린’ 그리고 맥주 양조장이었던 ‘킨들 현대미술센터’까지 베를린의 예술공간에는 과거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들이 많아요. 지금도 여전히 베를린을 대표하는 맥주, ‘베를리너 킨들’의 양조장이었던 ‘킨들 현대미술센터’를 소개해 드릴게요. ‘킨들 현대미술센터(이하 킨들 미술관)’는 베를린의 동남쪽 지역인 ‘노이퀼른’에 위치하고 있어요. 1920년에 벽돌로 지어진 건물은 2006년까지 ‘베를리너 킨들’의 양조장으로서 베를린 맥주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한 곳이에요. 폐쇄 후 한동안 버려져 있었는데 미술애호가 부부의 리모델링을 거쳐 미술관으로 재탄생했죠. 킨들 미술관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 양조장의 헤리티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20m 높이의 보일러실 공간 구조부터 볼까요? 킨들 미술관은 크게 2개 건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전시실의 이름은 예전 명칭 그대로 ‘기계실’과 ‘보일러실’로 부르고 있죠. 특히 보일러실은 20m 높이의 전시공간이라 일반 미술관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대규모 설치 작업이 가능해요. 킨들 미술관은 매년 새로운 작가에게 작품을 의뢰해서 1년에 걸쳐 전시를 해요. 양혜규 작가의 <침묵의 저장고> 2017년에는 우리나라 양혜규 작가의 <침묵의 저장고 – 클릭된 속심>이라는 작품이 ‘보일러실’에서 전시되기도 했어요. 아티스트에게는 쉽게 시도할 수 없는 규모의 작품 제작 기회를 주고, 관람자들에게는 새로운 예술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죠. 양조장의 흔적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중앙의 카페에요. 양조장 시설물인 구리 솥 6개를 그대로 두고 테이블과 의자를 비치했거든요. 이곳에서 판매하는 맥주는 미술관 지하의 소규모 양조장인 롤베르크(Rollberg)에서 생산하는 수제 맥주로, 맥주를 마시기 위해 킨들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해요. 야외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비어가든을 오픈하기도 하고요. 기계실 카페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는 도시 개발 측면에서도, 건축물의 리노베이션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양조장이라는 상업시설이자 근대 산업자산을 허물지 않고, 그 헤리티지 위에 새로운 용도를 부여한 ‘킨들 미술관’의 사례처럼요. 킨들 미술관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베를리너들이 사랑하는 공간이에요. 이곳을 보면 공간의 역사를 보존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알 수 있죠. 마치 발효에 의해 맥주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킨들 미술관은 지역과 예술을 발효시키는 또 다른 의미의 양조장으로 활약하고 있으니까요. 도시의 맥락 읽기, 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유럽 맥주 여행 / 백경학 기자 출신의 맥주 덕후가 쓴 맥주 이야기예요. 저자는 독일에 3년간 살면서 유럽의 수많은 양조장과 맥주 공장을 순례했다고 해요. 그 경험을 담아 유럽의 역사 속에 녹아 있는 맥주 이야기를 풀어냈어요. 맥주의 탄생과 역사, 유럽 맥주 축제, 맥주를 사랑한 역사 속 인물들 등 맥주를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어요. 맥주 이야기 속 인문학적 상식은 좋은 안주가 되고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https://www.kindl-berlin.de/https://www.db-bauzeitung.de/bauen-im-bestand/kindl-kunst-berl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