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 너 좀 궁금하다 베네치아 비엔날레 베니스 비엔날레라고 하면 ‘저세상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많은 분들이 베니스 비엔날레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 이상의 관심을 갖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럴 수밖에요. 낯설고 어려운 예술의 세계니까요.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스스로를 예술에서 소외시킬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베니스 비엔날레는 전 세계 모두를 위한 미술 전시회, ‘미술계의 올림픽’이니까요. 게다가 한국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점점 커지고 있거든요. 2024 베니스 비엔날레 4월20일에 개막된 베니스 비엔날레는 올해로 60회를 맞았어요. 1895년에 시작한 비엔날레는 2년에 한번,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려요. 비엔날레라는 어원도 이곳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베니스 비엔날레는 모든 비엔날레의 어머니로 불리죠. 시장을 형성하는 아트페어와 달리 비상업적이라 전체를 아우르는 기획력이 돋보이고 실험성이 강한 작품들을 볼 수 있어요. 베니스 비엔날레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시 테마와 각 작품의 메시지는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화두를 제시해요. 올해의 테마는 ‘Foreigners Everywhere'. 이방인은 어디에나 있다는 의미예요. 최근 예술계가 다양성과 균형에 가치를 두고 있기도 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주변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해요. 지난 비엔날레의 총 감독은 최초로 여성이었고요, 올해 총 감독은 최초의 라틴 아메리카인 ‘아드리아노 페드로사’에요. 60회가 되도록 아직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인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불균형을 반증하기는 하지만, 인류의 오랜 관습이 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아드리아노 페드로사 총 감독 Foreigners Everywhere 베니스 비엔날레는 베네치아의 남동쪽에 위치한 자르디니의 카스텔로공원과 아르세날레, 두곳에서 열려요. 전시는 크게 세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요, 본 전시인 ‘국제전’과 각 국가관에서 열리는 ‘국가관 전시’ 그리고 ‘병행전’이 있어요. 국가관은 총 26개인데 우리나라가 1995년에 마지막으로 국가관 자리를 획득했어요. 원래 베니스 측에서는 25개를 지을 예정이었지만 한국관이 극적으로 추가됐어요.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백남준 작가 덕분이죠. ‘한국관이 생기면 현재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이 예술을 통해 평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라는 백남준 작가의 소망이 베니스를 설득시켰거든요. 한국관 올해 비엔날레에서 주목할 만한 한국 작가의 작품을 둘러볼까요? 먼저 2024년 한국관 전시의 주인공인 설치미술가 구정아 작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구정아 작가는 단독 개인전 ‘오도라마 시티’(Odoroma Cities)’를 통해 파격적인 접근을 했어요. 향기를 뜻하는 ‘오도(Odor)’와 드라마의 ‘라마(rama)’를 더한 단어인데요, '이방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2024 비엔날레의 주제를 ‘한국의 향’으로 해석했어요. 구정아 작가는 ‘공동의 스토리텔링’을 만들고자 한국 ‘영토’와 엮인 사람들로부터 600개 이야기를 수집했어요. 한국을 찾아온 외국인, 타국으로 건너간 입양아, 외국인 근로자, 외신 기자, 새터민 등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17개의 새로운 향을 만들어 한국을 표현했어요. 시각 경험에서 벗어나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우리에게 잠재된 정서를 환기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요. 향의 분자를 코로 들이마시고 내쉬는 과정을 탐구하면서 ‘무중력, 무한, 공중부양’으로 뻗어나갔죠. 한국관에는 공중부양 상태의 중성적인 생명체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어요. 조각상의 코로 2분마다 향기가 배출되는 것도 이런 맥락이에요. Odoroma Cities / 구정아 공식 병행관에서 진행되는 이배 작가의 전시도 인상적이에요. 전시 주제는 ‘달집 태우기’. 정월 대보름에 소나무 가지를 쌓아 올려 태우던 우리나라 전통 세시 풍속이죠. 전시장에는 힘찬 ‘붓질’과 화강암을 깎아 세운 ‘먹’, 시뻘겋게 타오르는 영상, 숯을 타일처럼 붙인 작품 그리고 대보름의 노란빛을 상징하는 길을 걸어 나오는 것으로 우리 전통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어요. 베니스 비엔날레 / 이배 달집 태우기(영상) / 이배 덜 이해되고 덜 소화되더라도 미술과 멀어질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비엔날레 작가들의 공통적인 생각처럼, 미술을 포함한 예술세계는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니까요. 도시의 맥락 읽기, 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 윤혜정 “영화음악을 작업할 때마다 내 음악이 영화에 방해되지 않도록 주의하자고 스스로 결심합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말이죠.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는 “사랑하는 것은 의문스러운 현재를 가장 격렬하게 사는 방법이다”라는 말을 했고요.이 책은 거장들의 삶을 관통하는 철학이 담겨있어요. 불확실한 세상을 극복하는 거장의 확신과 용기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19명의 인터뷰집이에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artreview.comenglish.elpais.comart.chosun.combiz.heraldcorp.comleebaestudi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