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으로 이끄는 알록달록한 토템 세븐 매직 마운틴스 BTS의 리더 RM은 예술 애호가로 유명하죠. 전 세계 미술관에서 그가 목격되니까요. RM이 SNS에 올린 사진으로 화제가 된 전시가 있어요.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미국 네바다 주의 사막 한가운데, 형형색색의 바위를 쌓아 올린 ‘세븐 매직 마운틴스(Seven Magic Mountains)’라는 전시에요. 작가는 스위스의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에서도 우고 론디노네의 전시가 진행 중이에요. 네바다 주의 전시와 연장선에 있는 40점의 작품을 올해 9월 18일까지 볼 수 있어요. 뮤지엄 산 전시 화려한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로 30분이면 원시적인 사막이 펼쳐져요.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우뚝 서있는 7개의 돌기둥은 대자연 속 갈색의 땅과 대비를 이루며 강렬한 인상을 주죠. 2016년에 설치되었고 2018년에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뜨거운 인기로 전시는 2028년까지 연장되었어요.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인스타그램에서는 알록달록한 7개의 기둥일 테지만 실제 작품 제작은 엄청난 고행의 연속이었을 거에요. 33개의 석회암 바위들을 현장으로 옮겨와서 모양을 다듬고, 한가운데 구멍을 뚫어 비례에 맞게 수직으로 쌓아 올린 거에요. 그렇게 세워진 10미터 높이의 7개 탑에 형형색색의 페인트칠을 하며 마무리했죠. 총 5년이 걸린 엄청난 작업이었다고 해요. 라스베이거스의 사막에 우뚝 서있지만 LA로 향하는 15번 고속도로 인근에 있어 자연스럽게 수천만 명에게 노출될 수 있었어요. 지난 수십 년간 미국에서 설치된 공공 예술 작품 중 가장 큰 규모로, 이제 미국을 대표하는 대지예술로 기록될 거예요. 작품은 각자가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면 되지만, 척박한 사막에 아름다운 이미지의 돌기둥을 세운 작가 의도가 너무 궁금할 수밖에요. 우고 론디노네에 따르면 과거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적이 있었고 그 죽음이 삶의 전환점이 됐어요. 그리고 자연 속에서 위로를 얻었고요. 자연 속에는 신성한 것과 속된 것, 신비로운 것과 평범한 것이 공명한다고 느꼈죠. 자연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그에게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됐어요. 우고 론디노네는 2013년, 록펠러 센터 앞에서 ‘인간 본성’이라는 주제로 거대한 9개의 석상을 전시한 적이 있어요. 고층 빌딩이 즐비한 곳에 가장 원시적인 석상을 배열함으로써 문명과 원시의 대조를 보여 주었죠. 세븐 매직 마운틴은 이와 정반대에요. 거대 자연을 배경으로, 자연 소재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바위를 쌓고 색을 칠했죠. 반대 상황이지만, 관객들에게 사려 깊은 관찰과 명상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그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같아요. 록펠러 센터 앞 '인간 본성'전 황량한 사막에 오직 7개의 돌기둥만 서있는데도 불구하고, 이곳은 하루에 1000명 정도가 찾아오는 ‘관광명소’가 됐어요. 아마도 사막이라는 장소가 주는 아우라 때문일 거예요. 일반적인 미술관에서의 경험과 다를 수밖에요. 작가는 사막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해요. 고요한 적막까지 포함해서요. 이곳을 찾아가는 행위, 작품을 관람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고 새로운 경험인 셈이죠.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10m 높이의 돌기둥을 멀리서 바라보거나, 가까이에서 올려다보거나, 태양이 작열하는 시간에 보거나, 하늘이 붉게 물든 시간에 보느냐에 따라 각자가 느끼는 감동은 다르겠죠? 그것이 대지예술이 주는 감동일 테니까요. 네바다 주 사막 작가의 말을 인용해 볼게요. “나는 마치 일기를 쓰듯 살아있는 우주를 기록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계절, 하루, 시간, 풀잎 소리, 파도 소리, 일몰, 하루의 끝, 그리고 고요함까지.” 도시의 맥락 읽기,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다른 방식으로 보기 / 존 버거 제목 그대로 ‘보는 방식’에 대해 통찰한 책이에요. 미술비평가, 사진 이론가, 소설가, 다큐멘터리 작가로 알려진 존 버거가 1972년 TV 강의내용을 엮어낸 책인데요, 1990년대에 한국어판이 출간되었다가 2012년에 재번역되었어요. 우리가 무언가를 읽거나 감상할 때 정말 개인적이고 주체적인 시각으로 보는 걸까요? 혹시 시대가 만든 ‘전통적인’ 프레임으로 보는 것은 아닐까요? 고전이 된 존 버거의 책을 제안드려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 https://sevenmagicmountains.com/www.artspace.com/magazine/interviews_features/need-to-know/ugo-rondinone-on-art-life-everything-in-between-57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