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puertamerica 한 호텔을 위해 뭉친 슈퍼 히어로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호크아이, 블랙 팬서, 스파이더맨. 마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물론, 큰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일 거예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로 불리는 마블 세계관을 구축하는 슈퍼 히어로들이니까요. 다양한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마블 어벤저스처럼, 스페인 마드리드에는 슈퍼 히어로들이 한 팀이 되어 구축한 호텔이 있어요. ‘호텔 푸에르타 아메리카’(Hotel Puerta America Madrid)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마블의 화려한 캐릭터들처럼 이 호텔 건축에 참여한 화려한 라인업을 소개해 드릴게요. DDP 건축가로 유명한 ‘자하 하디드’, 우리에게는 아모레퍼시픽 사옥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치퍼필드’, 하이테크 건축의 대가 ‘노먼 포스터’, 프랑스를 대표하는 빛의 건축가 ‘장 누벨’, 일본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거장인 ‘이소자키 아라타’ 등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커츠 상을 수상한 5명의 거장들을 포함해 유명 디자이너들까지 총 19명의 멤버가 이 호텔을 위해 뭉쳤어요.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은 2005년, 마드리드 근교에 오픈했죠.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은 저명한 건축가들이 모였다는 사실만으로 큰 주목을 받았어요. 자신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갖고 있는 건축가들이 어떻게 역할을 분담했을까요? 각자의 우주관을 가진 마블의 슈퍼 히어로들이 ‘지구를 지키자’는 미션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처럼,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에 참여한 건축가들에게는 공통의 미션이자 주제인 ‘자유’가 주어졌어요. 건축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의 의미를 해석하고 공간을 설계했죠. 지하 2층부터 지상 13층까지 한 건축가가 한 층씩 설계를 맡았어요. 1층은 자하 하디드, 2층은 노만 포스터가 디자인하는 식으로요. 공동 작업이지만 건축가들 사이에 협의나 소통은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각 층별로 분위기가 180도 달라요. 이곳을 한번 방문한 투숙객들도 다른 층을 경험하고자 재방문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요. 1층은 흐르는 듯 유기적인 건축으로 유명한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어요. 벽과 가구가 일체화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유선형 곡선이 적용되어, 자하 하디드 다운 공간을 경험할 수 있어요. 자하하디드 설계 객실 Ⓒhotelpuertamerica 자하하디드 설계 객실 Ⓒhotelpuertamerica 2층은 에너지 효율적인 하이테크 건축과 모던한 스타일이 특징인 노먼 포스터가 맡았어요. 참나무와 가죽 등 따듯한 질감의 소재를 사용하여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세련된 공간을 구성했어요. 노먼 포스터 설계 객실 Ⓒagapedesign 노먼 포스터 설계 객실 Ⓒhotelpuertamerica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3층은 블랙과 화이트를 기조로 하고 블루톤의 천장을 배치하여 친근하면서도 화려한 이미지를 연출했죠. 또 다른 층을 맡은 이소자키 아라타는 차분한 차콜 컬러와 격자 형태의 창문 등으로 동양적인 미학을 살렸고요. 데이비드 치퍼필드 설계 객실 Ⓒhotelpuertamerica 이소자키 아라타 설계 객실 Ⓒhotelpuertamerica 이소자키 아라타 설계 객실 Ⓒhotelpuertamerica 블랙과 화이트 두 타입의 스위트룸은 장 누벨이 설계했어요. 슬라이딩 패널 시스템을 적용하여 벽을 움직여 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는 자유를 투숙객에게 주었어요. 장 누벨 설계 객실 Ⓒhotelpuertamerica 장 누벨 설계 객실 Ⓒhotelpuertamerica 이외에도 호텔 건축에 참여한 디자이너의 수만큼 개성 넘치는 공간이 많아요. 한편으로는 워낙 대담한 시도이기 때문에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의 호불호는 나뉠 수 있어요. 통일성이 없고 시각적으로 강렬한데다가 휴식의 니즈가 강한 투숙객에게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을 거에요. 기존의 방식들을 대체하는 실험과 과감한 협업이 시도되는 요즘,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어요. 하나의 콘셉트에 대한 다양한 해석력, 시너지를 내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구체화한 사례니까요. PLASMA STUDIO 설계 객실 Ⓒhotelpuertamerica 도시의 맥락 읽기,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건축하지 않는 건축가 / 마츠무라 준 푸에르타 아메리카 호텔에 참여한 건축가들은 건축가로서 ‘아비투스’(habitus)를 가진 사람들이죠. 아비투스란 사회문화적 환경으로 만들어진 차별, 지위, 상징 등을 말해요. 말하자면 자하 하디드부터 노먼 포스터까지 건축이라는 분야에서 스타성을 확보한 사람들은 건축가 다움 혹은 건축가로서 아우라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죠. 이 책은 반대로 ‘스타’가 아닌 건축가들을 주목해요. 모든 건축가들이 설계를 해야 할까? 건축을 전공했지만 사회학자인 저자는 이렇게 묻고 있어요. 건축가의 역할과 영역을 모색하는 일본 건축가들의 사례를 볼 수 있는 책이에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https://www.hotelpuertamerica.com/https://www.niceforyou.com/en/projects/silken-puerta-america-hotelhttps://www.agapedesign.it/en-GB/references/hotel-silken-puerta-america-01-04